<내용> 1695年頃 刊行한 호곡 남용익(壺谷 南龍翼, 1628~1692) 선생의 문집 초간본 [호곡집(壺谷集)] 목판본 全18卷中 6冊(권1~2, 9, 13, 14, 17, 18) 일괄으로 퇴변색과 약간의 외형적 부분 손상 등이 있으나 본문 상태 대체로 온전하다.
<크기> 18.5×27.5cm
<참고> [호곡집(壺谷集)]
1) 편찬 및 간행
저자 호곡 남용익(壺谷 南龍翼, 1628~1692)의 시문은 생전에 상당 부분 정리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저자가 1689년 己巳換局으로 삭탈관작된 뒤 明川으로 유배가서 졸하기 전까지의 한두 해가 그 정리의 기간이었을 것으로 짐작되니, 1680년에 한 번 정리해 두었던 「壺谷漫筆」을 이때 와서 다시 정리하고 새로 지은 글들을 함께 엮어 놓았던 것을 통하여 미루어 생각해 볼 수 있다. 그 정리는 自編의 단계에 까지 갔던 것으로 추측된다. 본집의 詩 편차에 있어 여타 문집과는 달리 七言律詩가 맨 앞에 놓여 있고, 五言絶句, 五七言 排律과 古詩가 저자의 詩名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적다는 것이 주목된다. 저자는 1688년에 자신이 편찬한 「箕雅」를 芸閣活字로 간행하면서 지은 序文에서 “古詩와 排律을 律詩와 絶句보다 적게 실은 것은 우리나라의 古詩가 中華보다 크게 못하고 排律은 원래 쓰기에 적당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七言이 五言보다 많은 것은 詩家들이 七字律詩에 힘을 가장 많이 들이고 五字絶句에는 工巧한 사람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하여, 「箕雅」를 편차한 자신의 詩論을 제시하였다. 곧 이러한 저자의 詩論은 그대로 자신의 詩稿 편차에도 적용되어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은 특징이 나타난 것이라 하겠다. 이렇게 저자가 自編한 詩文을 바탕으로 저자 死後에 遺文이 간행되었으나, 간행의 시기와 장소, 주도한 인물이 누구였는가 하는 것은 본집에 序跋 등이 실려 있지 않아 구체적으로 알기 어렵다. 단지 본집의 藏書閣藏本(4-6665)의 印이 恩津宋氏 宋炳翼(字는 穉擧)의 것인데, 宋炳翼은 李縡가 지은 墓誌(陶菴集 卷42 牧使宋公墓誌)에 의하면 同春堂 宋浚吉의 손자로서 1655년에 태어나 1718년에 졸하였다. 따라서 본집의 간행 연도를 1718년(숙종 44) 이전으로 잡아볼 수 있다. 즉 저자가 졸한 1692년 이후 1718년 이전의 26년 사이에 본집이 간행된 것이었다. 그 사이 문집 간행의 계기가 될 수 있던 일을 꼽는다면 1694년 갑술환국으로 관직이 회복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간행된 「韓國冊板目錄總覽」에 의하면, 본집의 판목이 慶尙 監營에 소장되어 있었던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곧 간행 장소가 慶尙 監營이었을 가능성을 높여주는 부분인데, 1694년 이후 慶尙 監司에 제수된 인물을 보면 바로 갑술환국 이후 1694년 5월에 이에 제수된 李寅煥이 주목된다. 李寅煥은 저자의 아들 南正重의 丈人으로서 이후 1696년 3월까지 재임하였으니, 그 사이에 본집을 간행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吳道一의 「西坡集」에 〈又次壺谷集韻示擎天〉, 〈詠雪次壺谷集韻〉 등 壺谷集에 차운한 시가 권7 南江錄에 여러 편 실려 있다. 이 南江錄은 1698년의 작품을 모은 것이니, 곧 그 이전에 간행된 본집에 차운한 시로 보인다. 당시 간행을 주도한 사람은 당연히 아들 南正重이었을 것이다. 그는 저자의 家狀도 지은 바 있었고, (貞敬夫人蔡氏行狀, 李喜朝 撰, 芝村集 卷27) 1704년에 졸하였다. 그는 저자 사후 家藏된 自編稿를 바탕으로 遺文을 수집, 편차하여 1695년경 丈人인 경상 감사 李寅煥의 도움을 받아 18권 9책의 목판본으로 본집을 간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초간본》 이 초간본은 현재 규장각(奎7119, 一蓑古819.53-N15h), 장서각(4-6665) 등에 소장되어 있다. 이후의 重刊 기록은 찾아볼 수 없다. 문집 외에 저자의 유명한 저작으로 「壺谷漫筆」 3권과 「壺谷詩話」가 있다. 본래 詩話는 「壺谷漫筆」의 권3에 해당하는 내용이었는데 洪萬宗이 「詩話叢林」을 편찬하면서 그중 일부를 추출하여 壺谷詩話라고 이름붙인 것이다. 가문의 世德과 자신의 경력, 역대 시인들에 대한 詩評이 주 내용이다. 간행본은 없고 현재 규장각(奎15614)에 필사본으로 소장되어 있다. 본서의 저본은 1695년경 목판으로 간행된 초간본으로, 규장각장본(奎7119)이다. 저본 가운데 권18의 제40판이 落張이므로 동일본인 同館藏本(一蓑古819.53-N15h)으로 대체하였다. 권13의 제23판과 권15의 제23, 24, 33, 34판이 잘못 結冊된 것을 바로잡았고, 권18의 판차 ‘三十一’, ‘三十六’, ‘三十七’은 ‘二十一’, ‘二十六’, ‘二十七’로 誤記되어 있다.
2) 저본의 구성과 내용
본집은 18권 9책으로 되어 있다. 序文과 目錄은 없다. 권1~10은 詩이다. 권1~4가 칠언율시, 권5~6이 오언율시, 권6 뒷부분~8이 칠언, 오언, 육언 절구, 권9~10이 칠언, 오언의 배율과 고시, 잡체로 詩體別 분류가 되어 있고, 各體 내에서는 연대순 배열이다. 앞에서도 언급하였듯이 저자의 詩論이 그대로 반영된 편차이다. 곳곳에 저자의 自註가 실려서 시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어린 시절 지은 〈觀養蠶〉 등의 작품, 1652년 경상도 암행어사 시절, 1657년 楊州 牧使 시절, 1665년 溫陽溫泉 幸行 때, 1667년 경상도 관찰사와 1669년 경기 관찰사 시절, 이후 예조 판서, 대제학 등 중앙 관직 재직 시절, 1689년 기사환국으로 삭탈관직 문외출송된 뒤의 시기, 1691년 明川 유배 시기 등에 지은 詩作을 줄거리로 하여, 徐必遠, 兪瑒, 金壽恒, 南九萬, 呂聖齊, 鄭知和 등과의 次韻詩가 많고, 이 외에 다수의 贈別詩와 挽詩가 실려 있다. 連作詩로 자신의 堂名을 읊은 〈十吾堂詩〉, 1680년 경신환국 이후 지은 〈詠史〉 60수, 1676년 杜甫와 權韠을 본따 지은 〈八哀四懷詩〉 등이 있다. 권11~12는 扶桑錄 上ㆍ下, 燕行錄이다. 扶桑錄은 1655년 通信使 趙珩과 副使 兪瑒의 從事官으로 日本에 關白 源家綱이 새로 선 일로 다녀올 때 지은 詩文을 모은 것이다. 1655년 4월 20일 조정을 떠날 때부터 1656년 2월 20일에 復命할 때까지의 詩作이 순서대로 실려 있고, 끝에 雜著로 일본에 있는 秦始皇 때 사람 徐福(徐市)의 墓를 읊은 〈徐福墓賦〉, 日人 林道春이 지었던 五花堂記에 적은 書後, 日人 林靖을 위하여 지은 〈讀耕齋記〉, 諸執政이 私贈한 銀貨를 사양하며 보낸 答書가 함께 실려 있다. 燕行錄은 1666년 지난해의 使行 때 禁物을 무역하고 被虜人을 쇄환하지 않는 일로 査問使가 나온 데 따라 파견된 謝恩兼陳奏副使가 되어 正使 許積과 서장관 孟胄瑞와 함께 북경을 다녀올 때 지은 시문을 모은 것이다. 1666년 9월 20일에 떠나 1667년 1월 12일에 복명하였는데, 그 路程에서 지은 詩作을 순서대로 실었다. 권13~권14 앞부분은 課製錄, 應製錄, 儷文이다. 課製錄은 1649년 봄부터 1655년 봄까지 해마다 지은 課製를 연대순으로 편차해 놓은 것인데, 1652년(임진)의 과제는 1654년 봄 과제 뒤에 또 실려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이는 저자가 自編하는 과정에서 실수한 것이거나 저자가 수집되는 대로 적어 넣었던 것을 후에 간행할 때 바로잡지 않은 소치로 보인다. 擬表, 擬詔, 詩賦, 箴 등 다양한 글이 실려 있다. 1653년과 1655년의 大殿春帖 등, 1653년의 文臣庭試와 1656년의 重試 때 지은 詩와 擬表가 附記되어 있다. 應製錄은 樂章, 不允批答, 上樑文, 祈雨祭文, 祈晴祭文, 祈禱祭文, 哀冊文, 頒敎文 등 應製文을 모은 것이다. 이 가운데 〈元子定號後頒敎文〉은 1689년에 元子(景宗)의 早期 定號를 반대하다가 왕명으로 정해지자 대제학으로서 지어 올린 것인데, 그 가운데 ‘幸占賜蘭之吉夢’의 구절이 문제되어 결국 삭탈관작되고 유배에까지 이르게 된 글이다. 附記되어 있는 것은 1656년 賜暇讀書를 마치게 될 때 試製에 지어 올린 排律, 1687년 8월과 12월에 대제학으로서 近臣들의 試製를 채점하고 자신도 應製하여 올렸던 擬表와 排律이다. 儷文은 문체별로 분류하지 않고 駢儷文만 따로 모아 놓은 것으로, 慰箋, 賀箋, 送序, 上樑文, 梅鶴亭 등 亭子에 지은 序, 箕子廟碑銘 등이 실려 있다. 권14 뒷부분~권15 앞부분은 疏, 箚, 啓辭이다. 疏 25편은 대부분 辭職疏이고, 1654년 露梁의 習陣에 親臨하는 것을 중지하도록 청한 소, 1669년 太祖의 繼妃 神德王后를 祔廟하도록 청한 소, 1689년 頒敎文을 지어 올린 것이 문제된 뒤 올린 辭免疏 등이다. 箚 3편 중 1652년 정언으로서 올린 것은 言事로 인하여 죄주는 것 등을 자제하도록 청한 차자이고, 1671년 대사간 때 올린 것에서는 여러 가지 饑饉의 대책을 제시하였다. 啓辭 8편에는 1651년 정언으로서 대사헌 趙錫胤과 정언 李慶億을 신구하면서 올린 것 등이 있다.
권15 뒷부분~권16 앞부분은 序, 記, 跋이다. 序는 저자의 詩論을 엿볼 수 있는 〈律家警句序〉와 〈箕雅序〉, 洪柱國의 문집 「竹里遺稿」에 적은 序, 山陵 都監 등의 稧屛에 적은 序 등 12편이다. 記는 저자의 거처 疎慵堂과 楊州에 지은 景白齋에 대해 쓴 記文 등 9편이고, 跋은 金壽恒의 亡子 金昌立의 遺稿, 赤谷 金益廉이 지은 北塞錄에 지은 跋 등 8편이다. 권16 뒷부분~권18은 祭文, 行狀, 墓誌銘, 墓碣銘, 墓表이다. 祭文은 金南重, 李端相, 申晸, 鄭知和 등 17인에 대한 것이고, 行狀은 부친 南得朋과 모친 平山申氏에 대한 것이다. 墓誌銘은 南銑, 金守廉, 鄭太和, 李浣 등 6인, 墓碣銘은 崔惠吉, 尹卓然, 李柙, 吳翔 등 12인, 墓表는 조부 南鎭, 崔後定, 成雲翰 등 6인에 대한 것이다. 권18 뒷부분은 雜著 4편이다. 〈次陶靖節歸去來辭〉, 漢 武帝가 田天秋를 大鴻臚에 임명하면서 내린 制의 擬作, 술을 小人에 비하면서 自警의 뜻으로 지은 〈酒小人說〉 등이 있다. // 필자 : 金炅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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