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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한글 묵서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아주 좋은 필체의 한글 궁서체 필사본 [옥닌몽] 권지뉵 한 책으로 표제명은 [玉麟夢]이며 內紙 40장 분량이다. 하단부 침습으로 인한 표지 등 부분 손상, 얼룩이 있으나 본문 내용 탈락은 없다.
<크기> 21.2×32cm
<참고> [옥인몽(玉麟夢)]
유씨 가문의 사건과 범씨 가문의 사건전개를 통해 妻妾間의 갈등을 부각시키는 내용의 家庭小說이다. 유씨 가문의 사건과 범씨 가문의 사건이 줄곧 병치되면서 전개되는데‚ 두 이야기는 인물과 사건을 통해 서로 밀접한 관련을 맺도록 짜여져 있다. 그러면서 전반부는 범씨가의 이야기에‚ 후반부는 유씨가의 이야기에 비중을 두어 서술하고 있다. 범씨가의 사건은 범경문이 유혜란과 정혼한 상태에서 천자의 늑혼으로 여교란을 정실로 맞이한 다음 유씨를 부실로 맞이하는 勒婚談과 이후 여씨가 유씨를 모해하면서 전개되는 처첩갈등을 중심으로 사건이 전개된다. 여씨가 유씨를 黜婦로 만들고 귀양보내며‚ 나아가 겁측하여 정절을 앗으려 하는 등 범씨가의 처첩갈등 전개 과정은 고전소설의 일반적인 처첩갈등담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면서 여씨가 유씨 가문까지 멸문시키려 하는 극단적인 상황을 설정하여 범씨가의 사건과 유씨가의 사건을 서로 관련지어 작품을 확대하고 있는 점이 특징적이다.유씨가의 사건은 유씨의 남동생 유원과 정혼한 장씨가 천자의 후궁으로 내정됨으로써 생기는 혼사장애‚ 유씨 가문을 멸문하려는 여씨의 음해에 의해 유원의 부인 장씨와 아들 재교가 가족과 이산하였다가 우여곡절 끝에 재합하는 과정‚ 그리고 이와 병치되면서 전개되는 유재교와 장소애의 또다른 혼사장애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두 집안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의 의미는 부부 혹은 정혼한 남녀 사이에 있어 애정이라는 개인적인 욕망의 추구를 부정하면서 서로의 신의를 강조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그런데 이 작품에서 주목되는 점은 사건의 전개 방식이 복잡다단하면서도 매우 치밀하다는 것이다. 작자는 독자에게 정보 제공을 늦춰 독자의 궁금증을 자극하거나‚ 자잘한 삽화를 개입시켜 사건의 진행을 늦추면서 위기 상황을 조성하여 독자의 긴장을 촉발하였다가 다시 이완시키는 등 독자를 작품에 계속 몰입하게 하고 있다. 여씨의 음모가 진행되고 또 밝혀지는 과정이나 유재교와 장소애의 혼사장애 가운데서 특히 이러한 면을 뚜렷이 확인할 수 있다. ≪二四齋記聞錄≫에는 이정작이 자신의 문학적 재능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으며 ≪남정기≫와 ≪구운몽≫의 독서 경험을 바탕으로 이 작품을 창작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이를 통해 볼 때 이 작품은 17세기 ≪구운몽≫과 ≪남정기≫를 계승하여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에 대거 등장하는 대장편 가문소설의 교량 역할을 하고 있다는 소설사적 의의를 부여할 수 있다. (서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