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8년(헌종 4)∼1912년. 조선 말기 학자. 자는 능백(能伯)이고, 호는 항재(恒齋)‧서고산인(西皐散人)이다. 본관은 여주이고, 출신지는 경상북도 밀양(密陽)이다.
이사필(李師弼)과 자유헌(自濡軒) 이만백(李萬白)의 후손으로, 부친은 도원(桃源) 이종극(李鍾極)이다. 동생으로 정존헌(靜存軒) 이능구(李能九)‧용재(庸齋) 이명구(李命九)가 있다.
타고난 자질이 뛰어나 10여 세에 경사(經史)를 모두 통독하였다.
성재(性齋) 허전(許傳)‧정헌(定軒) 이종상(李鍾祥)‧지헌(止軒) 최효술(崔孝述)‧긍암(肯庵) 이돈우(李敦禹)‧계당(溪堂) 유주목(柳疇睦)의 문하에서 학문을 익혔다.
1871년(고종 8) 밀양 단장면(丹場面) 고사촌(姑射村)으로 이사한 후, 후학 양성에 힘썼다. 또 고을에 흉년이 들고 돌림병이 돌자 고을 백성들을 구제하는 데 힘썼다. 수차례 과거에 응시했으나 정치문란과 개항 후 시대적 격변을 보고 벼슬에 대한 뜻을 접었다.
1890년(고종 27) 두 동생과 함께 밀양 부북면(府北面) 퇴로리(退老里)로 이사한 후, 문중은 효성과 우애로써 다스리고, 고을은 동약(洞約)과 학계(學契)를 만들어 교화하는 데 힘썼다. 또 이창(里倉)을 설치하여 어려운 백성들을 구휼하는 데 전념하였다.
1907년(융희 1)에는 향리에 화산의숙(華山義塾)을 설립하고 일본인 교사 2명을 초빙하여 신학문과 함께 측량기술 등을 가르쳤다. 그러나 1910년(융희 4) 경술국치를 당하자 일본인 교사들을 돌려보내고 화산의숙을 폐지한 후, 세상일을 단념하고 두문불출하며 살다 생을 마감하였다.
저서로 『속우모록(續寓慕錄)』1권, 『항재집(恒齋集)』5권, 『독사차기(讀史箚記)』4권, 『용학강의(庸學講義)』 등이 있다. 그 밖에 1878년(고종 15)에 선조 이만백의 저서『자유헌문집(自濡軒文集)』을 편집‧간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