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션/문화예술 종합경매

1650년(효종 1)∼1732년(영조 8). 본관은 전주(全州). 자는 수언(粹彦), 호는 구애(龜厓).
어려서 일찍 부모를 여의고, 형인 허직(虛直) 이선(李瑄)에게 글을 배웠다. 이선은 당시 이름이 알려진 학자였는데, 동생인 이완을 가르침에 있어 몹시 친애하면서도 한편으로 가르침의 법도를 잃지 않았다. 이완 또한 마찬가지로 그런 형을 믿고 따르면서 마치 엄한 스승을 모시듯 하였다.
평소 집안 일에는 크게 마음 쓰지 않아 가족이 늘 빈곤하게 살았다. 중간에 황산으로 거처를 옮겨 네댓 곳을 전전하였으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결코 안색을 바꾸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늘 유교의 경전을 가까이 하였으며 병들어 부득이 그만두는 경우가 아니면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다.
문학에도 일찍부터 조예가 있어 15‧6세에 시문으로 과거장에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시험 운은 없어 향시와 한성시에는 연달아 합격했지만, 끝내 대과에는 급제하지 못하였다. 이에 사람들이 안타깝게 여겼으나 이완 자신은 개의치 않았다. 한 번은 형이 정릉랑(貞陵郞)으로 있을 때 과거를 보고 함께 시험을 치른 사람들과 직사에 머무른 일이 있었다. 합격방이 붙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모두들 마음을 졸이며 떨어진 사람들은 한탄해 마지않았는데 이완만은 아무런 동요를 보이지 않았다. 이를 본 이선이 “성공하는 사람은 모름지기 그 기상이 있어 뜻을 이루어야 가라앉는 법인데, 이 아이는 의연하기가 이와 같으니 이름을 날리기는 힘들 것 같구나.”라고 하였다. 이는 한탄하는 말인 듯하지만 실은 이완의 그런 의연한 성품을 대견해 한 것이다.
이완의 이런 인품은 아들이 과거에 급제했을 때에도 잘 드러나는데, 자신을 대신하여 자식이 과거에 합격하자 기뻐하면서도 한편으로 『주역』「겸괘(謙卦)」의 이치를 담은 글을 지어 경계시켰다. 또 아들이 금정역의 관원으로 발령받자 다시 가르침을 담은 글을 주어 나라와 임금에게 누가 되는 일이 없도록 당부했을 정도로 과거 급제 자체보다 관료로서 몸가짐을 더 중시하는 군자로서의 풍모를 보였다.
내외종(內外從) 간인 모산(茅山) 이동완(李棟完)과 충재(冲齋) 권벌(權橃)의 손자인 하당(荷塘) 권두인(權斗寅), 창설(蒼雪) 권두(權斗經)과 어울리며 서로 도의의 배양에 힘썼다. 그리하여 사람들로부터 천성(川城)의 4대가로 불렸다.
문집인 『구애선생집』은 조카 이인부(李仁溥)가 처음 간행하였고, 1909년 종5대손인 이면주(李冕宙)가 중간하였다. 서문과 발문은 없고, 6권 3책이다. 참고문헌-영남인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