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1939년 小梧山房에서 발행한 설태희(薛泰熙) 著, 설원식(薛元植) 編 反求室叢書 [다반갱작(茶飯更嚼)] 上下 단책으로 권두에 大正己未(1919) … 著者識于京寓之反求室中의 自序가 있으며 보존 상태 양호하다.
<크기> 15.8×23.5cm
<참고> 다반갱작(茶飯更嚼)
20세기 전반의 지식인 薛泰熙(1875-1940)의 語錄集. 설태희의 호는 梧村‚ 筆名은 反求室主人‚ 反求子 등이다. 평안도 단천 출신으로 구한말 유학을 전공하고 出仕하여 1908년 甲山郡守‚ 1910년 永興郡守 등을 지냈다. 1906년 경부터 애국계몽운동에 참여하여 대한자강회와 서북학회의 임원으로 활동하였으며≪대한자강회월보≫와≪서북학회월보≫ 등에 많은 계몽적인 글을 발표하였다. 이후 1919년 조선경제회 이사‚ 1922년 민우회 의원‚ 민립대학 기성준비위원‚ 1923년 조선물산장려회 이사‚ 1931년 물산장려회 고문 등 애국계몽운동의 핵심으로 활동하였다. 책의 첫면에는 ‘反求室叢書 茶飯更嚼‚ 上下合却‚ 六梧書庄藏版’이라는 기문이 있으며 이어 저자의 29세‚ 35세‚ 61세때의 사진 3매가 실려 있다. 다음으로 1919년에 쓴 저자의 自序가 있다. 여기서 저자는 사람들은 鷄豚을 먹으면서도 龍鳳의 맛을 꿈꾸는 것처럼 일상에서 먼 귀한 것을 꿈꾸나 이는 실상 일상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하였다. 또 동·서양을 막론하고 聖哲들은 모두가 道理를 궁구하였는데 이는 실로 古人들의 깨우침과 다를 바가 없으니‚ 지금 우리들이 구하는 것은 東西古今에 구애되지 않고 道의 大原을 구하는 것이라고도 하였다. 또 지금의 이른바 외국에서 수입된 新思想이라는 것은 다른 세상의 다른 학설이 아니라 동양의 오랜 책이나 논설들과 大同小異할 뿐인데‚ 그 小異라는 것은 古今의 생활환경에서 나오는 차이일 뿐이며 사상적 우열을 논할 때 지금이 오히려 古에 미치지 못한다고도 하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 東亞의 청년들은 龍鳳을 구하지 말고 鷄豚의 맛을 구해야 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는 저자가 당시를 풍미하고 있던 서양의 신사상에 대해 동양의 전통사상을 기준으로 재해석하거나 포용하려는 입장에 서있었음을 보여 준다. 여기서 동양의 전통적인 지식‚ 곧 ‘茶飯’을 ‘更嚼’‚ 즉 다시 음미한다는 책제의 분명한 의미를 알 수 있다. 이어 1932년 鄭寅普가 붙인 題詞가 있다. 다음 상·하 2편으로 이루어져 있는 본문은 매우 간단한 어록들이 분류없이 무순으로 나열되어 있는 방식인데‚ 이는 저자가 일상 중에 생각하거나 또는 기록해 두었던 기록들을 잡다하게 모으는 방식으로 편집이 진행되었음을 짐작케 한다. 서문에서 드러난 저자의 사상적 성향은 본문 중에서 더욱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곧 본문 중에는 유교경전이나 道家書에서 많은 부분이 인용되고 있어 저자가 유교 및 도가사상을 겸한 입장에 서있었음을 보여 준다. 이외에 저자는 서양의 문학사조 및 철학사조 등을 서술하되 한결같이 동양의 전통사상의 선상에서 파악‚ 이들은 이미 동양사상에서 거론된 바이므로 여기에 열광하는 것을 어리석은 행위라며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본서는 19세기 후반·20세기 초반 시대 이념으로서 전통사상의 위상이 퇴색하고 그 빈자리를 서구의 근대 학문이 메워가기 시작할 때 전통사상을 몸에 익히고 있던 지식인들이 서구의 학문을 수용하는 방식의 일면을 잘 보여준다. 1939년 京城의 小梧山房에서 발행되었다. (정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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