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합천 출신 학자로 파리장서에 서명하여 건국포장이 추서된 문용(文鏞. 1861-1926) 선생의 문집 [겸산문집(謙山文集)] 7卷 4冊 완질본으로 목활자본이며, 끝 책말에 '不肖孤存浩泣血謹識' 跋文이 있다. 보존 상태 아주 양호하다.
<크기> 20.8×31.3cm
<참고> 겸산 문용(謙山 文鏞. 1861-1926)
1861년 합천 오동골에서 태어났다. 남평 문씨로 고사(孤査) 문덕수(文德粹)의 11세손이다. 10세 쯤 되었을 때 문리가 점점 통하여 모든 일을 처리하는데 성인과 같이 했다. 1875년 경 조부가 병목 유전리에 우거(寓居)를 했다. 이 때 병목리에서는 수재 송호문, 이재 송호언 형제가 이름이 드러났는데, 겸산은 이들과 함께 서당에 다니면서 학문을 닦았다. 1877년에 조부가 세상을 떠나자 예에 따라 한치의 어긋남도 없이 상을 치러 주위사람들로 부터 칭찬을 받았다. 일찍이 겸산은 입신양명에 뜻을 두고 과거공부를 했다. 1884년에 학식이 높은 신두선(申斗善)이 삼가현감으로 부임해 유학을 장려하고자 삼가의 대선비 후산 허유, 노백헌 정재규를 초청해 학당을 설치하고 강좌를 열어 마을의 우수한 자제들을 선발했는데 겸산도 선발되었다. 후산과 노백헌의 가르침을 들은 겸산은 입신양명보다는 자기 수양 공부가 성현의 학문 방법을 따르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위기지학(爲己之學) ’에 정진하게 된다. 겸산은 공부를 하면서 일정한 스승이 없었으나, 이후로 삼가의 후산 허유를 찾아가 그의 덕행(德行)과 정학(正學)을 배우고자 했다. 겸산은 후산을 스승으로 모시고 학문을 질정하며 문리를 통달하고자 한 것이다. 학문에 대한 열정이 강한 겸산을 본 후산은 “내가 낙선행의(樂善行義)하는 인물로는 문용같은 사람을 보지 못했다”고 칭찬을 하였다. ‘낙선행의’는 착한 일을 즐기고 의로운 일을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 후산의 칭찬을 들은 겸산은 자만하지 않고 옛 성현의 도리를 익히고자 더욱 노력했다. 겸산은 마을의 풍속을 바로잡고자 향약을 주도적으로 실시했다. 여씨향약과 백운동 규약을 강독하고 이를 기록으로 남기기도 했다. 1895년에는 동네 연못 가에 봉연정(鳳淵亭)을 건축했는데, 이것이 고사정 중건의 기초가 되었다. 1903년에 아들 존호를 스승 후산에게 보내 배우게 했다. 1904년에 스승인 후산이 세상을 떠나자 심상(心喪)을 입어 제자의 예를 다했다. 후산이 세상을 떠난 후 겸산은 면우 곽종석 문하에 들어가 배우는 것을 청해 면우를 후산과 같은 스승으로 모셨다. 이 당시 기거하는 곳 뒤에 조그마한 집을 지어 강학하는 장소를 삼았는데 오재(梧齋)라고 이름지었다. 오동이란 지명에서 따온 것으로 봉황이 오동나무에 살듯이 자신도 봉황과 같은 자태를 본받아 고고한 선비가 되고자 하는 마음에서 이름을 붙인 것이다. 오재를 지은 겸산은 스승 면우에게 기문을 부탁했다. 면우는 오재라는 이름은 그대로 두고 다만 오동나무 오(梧)자를 나 오(吾)자로 고쳐 기문을 지어 주었다. 그래서 오재(吾齋)가 된 것이다. 면우는 제자 겸산이 봉황을 바라는 선비가 되기 보다 자기에게 있는 것을 스스로 지켜 진정한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진정한 선비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르침을 내린 것이다. 용산정사 현판 옆에 걸린 ‘오재’라는 반듯한 현판을 보니 숙연한 마음이 절로 일어난다. 일찍이 다산 정약용이 ‘수오재기(守吾齋記)’라는 글에서 "천하 만물 가운데 지킬 것은 하나도 없지만, 오직 나만은 지켜야 한다. 내 밭을 지고 달아날 자가 있는가. 밭은 지킬 필요가 없다. 내 집을 지고 달아날 자가 있는가. 집도 지킬 필요가 없다. (大凡天下之物 皆不足守 而唯吾之宜守 有能負吾田而逃者乎 田不足守也 有能戴吾宅而走者乎 宅不足守也)라는 말을 하기도 했는데,이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이는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더욱 절실한 가르침이 아닌가 싶다. 겸산의 호 ‘겸(謙)’자도 자신을 낮춘다는 뜻이니 수오(守吾)와 무관하지 않다. 겸산은 성리학에도 남다른 조예를 가지고 있었는데, 한주 이진상의 학설인 '심즉리설(心卽理說)'을 따랐다.이는 스승인 후산과 면우가 다 한주의 드러난 제자이기 때문에 이들을 통해 한주의 이기설을 학습한 것이다. 1913년에 봉연정을 이건하여 고사정을 중수했다. 1914년에는 '고사실기' 발문을 회당 장석영에게 부탁하러 갔다가 성주 대포마을에 들러 대계 이승희 본가를 방문했다. 이때 대계는 중국에 있었는데, 편지를 보내 대계가 대업을 세워 우리 도를 바로 잡는다고 크게 칭찬을 했다. 여름에 계산(桂山) 송재락(宋在洛) 우헌(愚軒) 유원중(柳遠重) 의재(毅齋) 송호완(宋鎬完) 등과 다전으로 가서 강목(綱目)을 분류하는 작업을 했는데, 가을에 병목에 모여 일년 만에 이를 완성했다. 1919년 봄에 면우 선생을 대표로 하는 전국의 유림들이 천하에 대의(大義)를 밝히기 위해 파리평화회의에 조선의 독립을 청원하는 글을 보냈는데 겸산도 이에 참여를 했다. 이 일로 면우 선생은 대구옥에 갇히게 되었으며 겸산도 합천감옥에 구금이 되었다가 풀려났다. 이해 7월 면우가 옥고를 견디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는데, 겸산은 병중이었다. 장례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고 심상을 입어 예를 다하였다. 1922년에 11세조 문덕수의 유문을 모아 ‘고사실기’를 간행했다. 1925년에는 서울 면우선생 문집 간행소에 가서 교정의 일을 했다. 이해 겨울 병이나 거동이 자유롭지 못해도 스승 면우의 원고를 손에 놓지 않았다. 이듬해인 1926년 세상의 도가 무너지는 근심을 간직한 채 별세를 하니 향년 66세였다. 1996년 정부에서 겸산의 공훈을 기려 건국포장을 추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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